가까운 곳에서 만난, 먼저 길을 걷고 있던 학교
다 함께 머리를 싸매고 미디어와 예술을 가르치는 학교를 고민하며 레퍼런스를 찾던 중이었다. "어? 그러고 보니 이 근처에 그런 학교가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번뜩 스쳤다. 기억을 더듬어 그 이야기를 들려준 분에게 물었고, 그렇게 이 길을 먼저 가고 있는 보물 같은 학교를 찾아냈다. 소식을 바로 대표님께 알렸고, 대표님은 얼른 가서 만나보자고 하셨다.
마블랜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그곳에 시작한 지 4년 된 예술학교가 서 있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었다니. 뜻밖의 만남이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찾아온 만남이었다.
그렇게 9월 18일 마블랜드는 용인의 Fayston Arts 국제학교를 방문했다.



전공별 공간에서 이어지는 미디어·예술 교육
Fayston Arts는 문화 예술 전반에 걸친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과 리더십으로 세상을 섬기고 변화시킬 인재를 양성하는 기독예술교육 공동체다.
학교에는 댄스 스튜디오와 아트 스튜디오, 미디어 스튜디오가 전공별로 나뉘어 있고, 보컬 녹음과 작곡·미디 수업이 가능한 레코딩 스튜디오와 합주용 앙상블실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또한 아카데믹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실, 상담실, 전교생이 들어차는 채플홀까지 학교 생활에 필요한 공간이 두 채의 건물에 나뉘어 있다. 오전에는 기본교과 수업이, 오후에는 예술 수업이 진행된다.
학교는 따뜻한 분위기와 섬세한 설계가 돋보였다. 학생들이 이론만 배우는 것이 아닌, 자유롭게 실습할 수 있고, 수준 높은 환경에서 자신의 전공과 적성에 맞게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하되, 공동체와 함께 자라나고, 각 개인의 소명을 찾아가고, 책임을 배워가도록 설계된 듯 보였다.

예술보다 먼저, 학생의 신앙과 정체성을 세우는 교육
투어가 끝나고 Fayston Arts와 마블랜드가 함께 둘러앉았다. 김은총 대표는 "와 이런 데가 있었어? 그러면서 당장 가자 당장 가자 했어요. 이렇게 가까이에 크리스천 예술 학교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 했던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Fayston Arts 측은, 아카데미나 예술적으로 교육을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신앙이라는 것을 밝히며 학생들의 마음 가운데 그런 씨앗이 심겨지고 자라서, 학생들이 가진 달란트와 예술을 통해 하나님의 복음을 선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자신들의 비전이라는 것을 밝혔다.
김은총 대표는 학교를 찾아다니게 된 이유를 꺼냈다. "시대가 변하는 걸 볼 때, 솔직히 아이들을 어디로 보내야 될지 모르겠다는 게 제 문제의 시작이었어요." 예술 대학 시절 이야기도 이어졌다. "예술은 결국 하나님이 최고로 아름다우신 분이라 그 아름다움에서 온 건데, 제가 배운 아름다움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만드는 아름다움을 취하는 거였어요."
그것을 하나님의 관점으로 보는 방법을 가르치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그런 멘토가 지금은 부재한 것이 아닐까. 마블랜드는 개발도상국에 미디어와 아트 학교를 짓는 일을 회사에 주어진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기도하며 그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었다. "살면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예술을 한다는 게 뭘까?" 그런 고민을 할 수 있는 곳, 그 물음에 답해줄 멘토가 있는 곳을 꿈꾸고 있었다.

기독예술교육의 지속 가능성과 생태계를 함께 고민해
예술이라는 파이는 작지만 그 영향력은 수치화할 수 없다. Fayston Arts도, 마블랜드도 각자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양측 모두 지속 가능하고 그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학교를 만드는 것을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 Fayston Arts는 한 발 앞서, 순전한 정체성을 지닌 아이들이 각자 자리를 지키기 시작하면 발생하는 선한 에너지가 있고, 각자의 영역에서 만들어내는 변화가 결국 생태계를 바꿔낼 것이라 믿으며, 소수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같이 해낼 수 있는 아이들을 키워내고 있었다.
Fayston Arts는 아이들이 변하는 학교라는 사실에 깊이 감사하고 있었고, 학생들의 예술을 통해 선한 메시지가 세상 열방에 전달되기를 바랐다. 제도가 아니라 예술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쉬운 길은 아니라는 말에 그들은 웃으며 답했다. "세상에 없었던 학교여서 막막했고 여전히 그래요. 그래도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용하시길 원하신다고 믿어요."
미디어와 예술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 정체성을 지닌 리더가 자라나는 곳. 말처럼 쉬운 길은 아니다. 좁고, 막막하고 막연한 날이 더 많다.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런 만남을 허락하신 것도, 앞서 걸어간 이들을 보여주신 것도, 꿈과 갈망을 심어주신 것도 여전히 같은 분이라는 것을 신뢰한다. 그래서 눈앞의 한 걸음을 충실히 걸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