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대 대한민국은 황폐한 산에 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나무들은 숲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이 숲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2026 목재산업박람회에서 잇끄가 주목한 것도 바로 이 질문이었습니다. 현장에는 목재를 생산하는 사람, 건축가와 시공자, 연구자와 기업, 협회와 정책기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목재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건축으로 연결할 것인지, 어떤 기술과 제도가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시장의 선택으로 이어지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이레건축 이은미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가능성을 말하는 단계는 지나왔다. 하지만 반복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단계에는 전혀 이르지 못했다.”
이 말은 지금 목조건축이 놓인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목조건축이 가능한지는 이미 여러 실증을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가능성을 증명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한 번의 실증을 다음 프로젝트에서도 반복할 수 있는 구조와 기준을 만드는 일입니다.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정책과 산업, 생산과 건축, 그리고 시장이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기술보다 중요했던 것은 ‘연결’

그래서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였던 것은 하나의 기술이나 제품보다 ‘연결’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자리에서 같은 문제를 고민하던 사람들이 만나고, 각자의 경험과 기술을 나누며 다음 단계를 함께 고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50년 전에는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드는 일이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숲에서 자란 자원을 어떻게 산업과 건축, 우리의 문화로 연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잇끄는 이 변화를 ‘목재를 더 많이 사용하는 일’보다 더 큰 변화로 바라봅니다.
우리가 무엇을 좋은 건축이라 부를 것인지, 어떤 산업을 지속가능하다고 말할 것인지,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어떤 선택지를 남길 것인지에 대한 기준의 변화입니다.

숲에서 다음 세대의 기준과 문화로
새로운 문화는 그렇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질문하고, 누군가 실험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연결되고,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하나의 기준이 됩니다.
50년 전 사람들이 모여 숲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그 숲에서 다음 세대가 살아갈 새로운 기준과 문화를 만들어갈 차례입니다.

